역사 상식 (도시편)

2020. 12. 11. 22:44상식 정보

역사 상식 (도시 편)

안녕하세요 오늘부터 역사상식 도시 편을 이어서 시작합니다!

 

 구석기시대에도 도시가 있었을까요? 당시는 먹을 것을 찾아서 이동하는 유목생활을 했기 때문에 도시는 없었을 겁니다. 인류가 정착생활을 시작한 것은 신석기시대부터입니다. 농경을 시작해 한 곳에 정착하면서 부족을 이루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이 사는 곳은 도시였을까요? 부족은 농경을 중심으로 구성된 혈족 단위의 공동체로 지금으로 보면 촌락입니다. 도시라고 한다면 구성원들이 농업뿐만 아니라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전문화, 분업화된 사회여야 합니다.

예를 들면 종교적 지도자인 사제, 사람들을 지도하는 행정가, 전문적으로 물건을 만드는 수공업 기술자, 예술가 등의 도시 구성원들이 존재해야 합니다. 자신만의 전문화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따로 농사를 짓지 않고도 먹고살기 위해서는 농업 생산물에 잉여물이 남아야 합니다. 잉여생산물의 존재가 도시를 만드는 근간인 셈이죠. 잉여가 생기고 빈부격차로 인해 계급사회가 되는 것은 청동기 시대부터입니다. 도시가 생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청동기 시대가 되어야 합니다.

도시가 생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청동기 시대가 되어야 합니다.

 

청동기 시대

이 시기 농업생산기술의 발달로 잉여생산물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이는 자신에게 필요한 다른 물건을 가질 수 있는 교환의 매개물이 되었습니다. 원하는 농기구나 토기가 있고 이것을 만드는데 뛰어난 능력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나의 잉여물과 물건을 교환할 수 있었습니다. 그가 만든 물건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필요하다면 그는 더는 농사를 짓지 않고 물건만 만들어도 생활에는 지장이 없게 됩니다. 이렇게 장인이 생기게 됩니다.

 만약 장인과 그 물건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같은 곳에 살지 않는다면 물건과 사람을 연결하는 전문적 상인이 등장했을 겁니다. 상인들은 여러 곳에서 물건들을 가져와 교통이 편리한 특정 장소에 모여 거래했고 이런 매매의 장소는 시장이 됩니다.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거주하면 도시가 되었고, 도시 안에 사는 사람과 물건을 보호하기 위해 도시민들은 성벽을 쌓아서 안과 밖을 구분했습니다.

 경제적인 면에서 도시 발생과정을 보면 위의 과정과 같습니다. 도시가 만들어진 또 다른 원동력은 무엇이 있을까요?

유적을 통해보면 4대 문명의 발상지들에는 도시유적들이 발견되는데, 모든 도시에는 신전으로 쓰인 건축물들이 발견됩니다. 메소포타미아의 신전은 지구 라트라 고하며 거대한 규모로 도시의 중심을 장악해 사람들을 압도합니다.

 이집트에서는 신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왕이자 태양의 아들, 파라오가 신 그 자체였기 때문에 왕과 왕이 사는 왕궁이 도시의 중심이었습니다. 살아 있는 신으로 추앙받던 왕이 죽게 되면 그의 사후 세계를 책임지는 곳을 성대하게 만들었는데, 그것이 바로 피라미드입니다. 인도의 인더스 강가의 모헨조다로와 하라파 유적에는 구운 벽돌로 만들어진 계획도시로 신을 향한 의례와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공 목욕탕과 하수도 시설이 발굴되고 있습니다.

 중국 황허 문명에서는 상나라 수도인 은허가 발굴되었습니다. 은허의 중심지에는 흙을 쌓아 만든 제단과 궁전, 신전을 두었습니다. 중국 왕인 천자는 글자 그대로 하늘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왕이 거주하는 왕궁 자체가 도시의 중심으로 존재했습니다. 유적지에서 한자의 원형인 갑골문자가 발견되었는데 갑골문자를 해석해보면 왕이 신에게 뜻을 물어 사람들을 지배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도시가 구성되는 정치적인 원동력은 신 그리고 종교와 관련이 깊습니다.

앞서 종교에 대해서 살펴보았듯이 당시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이나 불행이 신의 뜻과 관련 깊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은 도시의 중앙에 신을 모시는 신전을 두고 중심지로 삼았으며 신전의 신관은 신의 뜻을 전달하면서 도시를 이끄는 지도자 역할을 했습니다. 자연재해나 전쟁, 도시민 사이의 갈등에 대해서 신의 뜻을 묻고 신의 권위를 빌어 사람들을 지배했던 것입니다.

 도시를 지배하는 왕으로 군림하기 위해서는 신이 부여한 권리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대규모 치수 사업 등에 성공해서 도시민들을 성공적으로 안정적으로 부양해야 했고, 법규를 만들어서 공동체 내부의 갈등을 최소화해야 하는 노력도 필요했습니다. 밖으로는 전쟁에서 도시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하기도 했죠. 도시의 지배자가 이상의 역할들을 잘 해낸다면 도시는 흥했고 그렇지 못했다면 결국은 멸망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흥한 도시들의 규모는 점점 커졌고 도시 내 거주하는 인구를 부양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농토(토지)가 필요했습니다. 도시국가들 사이에서는 자주 전쟁이 벌어졌는데, 전쟁이 빈번해지고 규모가 커질수록 신관보다 전쟁을 지휘하는 장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장군들은 전쟁에서 이겨 다른 도시들에게 영향력을 키워가며 결국은 왕이 되었습니다. 도시국가들이 다른 도시들을 점령해가면서 도시의 규모는 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거대해졌습니다. 제국의 성패는 지배 수단의 효율성과 안정성에 있었습니다. 넓어진 영역 안에서 국가가 제공하는 안정성 위에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상업, 교역이 증가해 제국의 중심 도시로 많은 사람이 모여들면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도시의 기능인 정치, 경제, 문화의 중심지로 도시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까지 청동기 시대부터 시작된 도시들의 형성과정을 살펴보았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4대 문명에서 만들어진 각각의 도시들과 그 후 확대된 제국의 수도들이 아주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고하고 서로 유사한 점들이 매우 많이 있다는 것입니다. 모두 큰 강을 중심으로 건설되었고 치수가 도시의 성립과 큰 관련이 있었으며, 도시 구조에서는 사원 등 신성한 의식을 행하는 종교 지역이 따로 있었고, 계층별로 주거지가 분리되어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도시는 인류가 공간에 대해서 공통으로 만들어낸,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인 의사소통의 집적 과정을 통해 일궈낸 문명 최대의 발명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 아테네

 서양문명의 기원인 고대 그리스의 도시들은 지중해 동쪽 발칸반도 끝에 여러 개의 도시국가로 이루어진 지역이었습니다.

 각 도시국가들은 폴리스라고 불렸는데 대표도시는 아테네와 스파르타였습니다. 해안선이 복잡하고 산악지형으로 이루어져 농업만으로는 자급자족이 어려운 지역이었기 때문에 올리브 등을 생산해 해상무역을 했습니다. 아테네 등 그리스의 도시국가들은 주로 중심에 언덕이 있고 주변은 평야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초기에는 중심에 약간 높은 언덕만을 폴리스라고 했었지만 나중에는 도시국가 자체가 폴리스라고 불렸습니다. 중심 언덕은 아크로폴리스라고 부르게 되었는데 기본적으로 주변지역보다 높아서 수비에 유리했고 성벽을 쌓아서 방어 기능을 높였습니다. 각 폴리스는 아크로폴리스에 자신의 도시를 수호해주는 신전을 세우고 도시의 중심지로 삼았습니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에는 파르테논 신전이 세워졌는데 그들의 도시를 수호해주는 아테네 여신이 모셔져 있었습니다.

 아크로폴리스가 정치와 종교의 중심지라면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이루어진 중심지는 아고라였습니다. 아고라는 광장이라는 의미였고 광장 둘레에는 기둥이나 벽 혹은 건물을 세웠고 그 건물에는 상점들이 들어서 시장의 역할을 했습니다. 아고라는 물건이 매매되는 시장으로 경제 중심지이자 사람들이 모여 여론을 만들고 국방이나 정치적 토론을 하는 정치 중심지, 학문과 사상을 토론하고 연극 무대와 체육시설로도 쓰인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 이기도 했습니다.

 작은 도시 국가인 폴리스가 제국으로 발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지형적으로 산과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좁았고 도시 국가들을 하나로 묶을 통치 구조 또한 없었습니다. 이들의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태도는 페르시아와의 전쟁으로 더욱 강화되었고 폴리스들끼리의 주도권 싸움인 펠로폰네소스 전쟁 이후에는 급격하게 쇠퇴하게 됩니다. 결국 고대 그리스는 그들이 야만인이라고 여겼던 북쪽의 마케도니아에게 멸망하게 됩니다.

 

헬레니즘의 알렉산드리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동서를 잇는 대제국을 건설합니다. 그의 제국이 만들어낸 문명을 헬레니즘이라고 합니다. 알렉산드로스는 열렬한 그리스 문화의 추종자였지만 제국을 건설하고 난 후 구체적 운영에 대한 체계는 페르시아 제국에서 찾았습니다. 다른 문화에 대한 개방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유지한 알렉산드로는 다인종으로 구성된 복합적 제국을 추구했으며 그래서 동서문화가 잘 융합된 헬레니즘 제국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헬리니즘을 대표하는 도시 중 하나는 지금의 이집트에 세워진 알렉산드리아입니다. 작은 어촌 마을에 체계적이고 계획적인 대규모의 공공 토목공사를 통해서 건설된 이 도시는 헬레니즘 시기 상공업과 교류의 중심지였습니다.

 또한 해안의 배들이 원활하게 드나들기 위해 알렉산드리아의 파로스섬에 등대를 건설했습니다. 대리석으로 지어진 이 등대의 높이는 135M라고 전해지는데 불빛을 내기 위한 연료를 무엇으로 사용했는지, 어떻게 이렇게 높은 등대를 건설했는지 등 파로스섬의 등대에 대한 의문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아 고대 7대 불가사의로 꼽힙니다.

도시의 중심에는 신전이 있었고 신전의 문은 자동문이었다고 합니다. 도서관과 박물관이 있어서 많은 학자가 모여들었고 공원과 넓은 도로, 거리를 청소하는 인력 등 도시 위생을 위한 다양하고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고 합니다. 현재의 시각으로도 매우 발전한 도시였던 알렉산드리아에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지중해의 중심 도시로 더욱 발달했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은 역사상식 (도시 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은 로마제국과 중세도시에 대해서 계속 이어나가겠습니다